여름의 끝자락이자 가을의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요즘, 아침저녁의 공기는 꽤나 쌀쌀함으로 다가온다.
어둠 속에서 타다닥 소리와 함께 불꽃 위로 자잘한 재가 연신 하늘로 오르고, 구수한 불향이 온몸을 감싸고도는 그 자리가 그립기도 한 가을의 초입에 생각나는 위스키가 있으니 단연 피트.스모크 위스키가 아닐까.
수많은 위스키 중 오늘은 캠벨타운 스프링 뱅크 증류소의 롱로우 피티드를 삶은 돼지고기를 안주삼아 즐겨 봤는데, 위스키가 뿜어내는 구수한 불향, 오키함, 청사과 같은 산뜻한 과일향과 부드러운 비단결 같은 달콤함이 돼지고기 껍질의 쫄깃함과 지방 가득한 살의 고소함이 한 바탕 어우러지니 입 안에서 황홀한 잔치가 벌어졌다.
롱로우와 스프링뱅크 그리고 캠벨타운
1. 캠벨타운(Campbeltown)
한 때 [스카치 위스키의 성지]라고도 불렸던 캠벨타운은 스코틀랜드 서해안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서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위스키 생산지 중의 하나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위스키 생산의 중심지가 하이랜드 쪽으로 이동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전성기에는 30개 이상의 증류소가 있었지만 현재는 단 3곳, 스프링뱅크(Springbank), 킬커란(Kilkerran / Glengile Distillery), 글렌스코시아(Glenscotia)만이 존재하며, 롱로우는 스프링뱅크 증류소 3 가지 브랜드 중의 하나이다.
2. 스프링뱅크 증류소 (Springbank Distillery)
스뱅은 1828년에 설립된 스코틀랜드 최고의 독립 양조장 중의 하나인데, 위스키 애호가라면 누구나가 갖고 싶고, 마셔보고 싶어 하는 스프링뱅크, 헤이즐번, 롱로우 3개의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스뱅은 약한 피트, 헤이즐번은 피트가 전혀 없고, 롱로우는 피트 위스키로 분류하여 스뱅 80%, 헤이즐번 10%, 롱로우 10%를 생산하는데, 아직도 전통방식을 고수하여 제조하기 때문에 그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서 턱없이 모자라 특히 스뱅의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시중에서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아서 정상 루트로는 구매하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필자는 아직도 스뱅의 실물을 보지 못했다.
3. 롱로우 피티드 캠벨타운 싱글 몰트 위스키(Longrow Peated Campbeltown Single Malt Whisky)
롱로우는 스뱅증류소 총생산량의 10% 밖에 생산하지 않으므로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구할 수 있을 만큼 흔하지 않기에 정상가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잽싸게 득템하는 게 위스키 애호가의 자세가 아닐까.
라벨에 적힌 정보에 의하면;
1973년에 첫 증류를 시작
2회 증류
몰트는 48시간 피트로 드라이 됨
논 칠 필터드
내츄럴 칼라
46 % 알코올
덧붙이자면, 버번 캐스크와 쉐리 캐스크에서 숙성
NAS (숙성연수 미표기)
길지 않은 숙성연수와 내츄럴 칼라에서 나타나는 황금빛을 띄고 있다
맛을 표현해 보자면
1. Nose : 뚜따를 하면 가장 먼저 강한 피트.스모크향이 올라오고 여타의 향은 약간 뒤에 나타남
몰티함, 오키함, 산뜻한 과일향, 바닐라
2. Palate : 피트의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고 부드럽지만 가볍지 않은 바디감,
서서히 바닐라, 과일, 스파이스, 꿀의 단맛이 기분 좋게 어우러짐.
3. Finish : 중간 이상의 피니쉬, 스모크향, 바닐라, 토스트, 감귤향, 스파이스 등 다양한 풍미
롱로우 피티드는 필자가 마셔본 강피트.스모크 위스키 중의 하나인 아드벡 코리브레칸보다 훨씬 맛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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