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베니 15 마데이라 캐스크 Balvenie 15 Years Madeira Cask
지난 2~3년 간 지속된 위스키 열풍에 힘입어 맥캘란 Macallan과 함께 한 때 오픈 런 사태(?)까지 벌어졌던 발베니 12 더블 우드의 맛을 상기해 볼 때 발베니 15 마데이라 캐스크도 그다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필자가 느낀 발베니 12 더블 우드는 비강과 구강을 춤추게 하는 별 다른 감흥이 없어서 발베니 제품을 다시 구매할 의사는 없었는데, 해외 출장 중이던 딸에게서 카톡이 왔다. 내용인즉슨, 공항 면세점 주류코너에 왔으니 아빠 선물로 원하는 위스키를 알려 달란다. 원하는 몇 가지를 말했더니 모두 Sold Out이라네. 재고 있는 걸 사진으로 전송받았는데 그중 고를 수 있는 건 딱 발베니 15 마데이라 밖에 없어. 면세점 전용이고 어차피 일반 샵에서는 못 구하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 자연산 연어알로 만든 이꾸라 Ikra
작년 (2023년) 10월에 아들이 밴쿠버 섬 Vancouver Island의 연어가 회귀하는 강에서 약 90 센티 정도의 쉬눅Chinook (King Salmon, Spring Salmon으로 불리기도 함)을 낚았는데 850g의 알을 채취하여 아빠에게 가져왔고 워낙 귀하고 맛있는 음식이라 정성을 다해서 이꾸라를 만들었다. 시의적절하게 발베니 15 위스키도 있었으니 둘의 조합이 살짝 궁금하였다.
굴 같은 해산물과 피트, 스모키 위스키의 찰떡 조합이야 익히 알려진 정설처럼 되어 있지만 논-피트 위스키와 이꾸라의 조합이 어떨지는 좀 의심스러웠지만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었다.
3. 발베니 15년 마데이라와 이꾸라의 조합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꾸라는 소스를 만들 때 가쓰오부시를 쓰기 때문에 그 자체에 스모키 함이 함유되어 있어서 이꾸라도 향이 스모키 하다. 이꾸라의 스모키와 위스키의 과일향이 조화되어 나름 괜찮은 페어링이라 생각한다. 단지 문제는 발 15 마데이라 본연의 맛이다.
정보 43 % 알코올
아메리칸 오크와 마데이라 캐스크에서 숙성
면세점가 한화로 약 19 만원
1. Nose : 포도향, 사과향, 바닐라
2. Palate : 꿀, 과일, 바닐라
살짝 오일리
3. Finish : 쓴 맛이 도는데 그마저 여운이 없어서 허전함
한 마디로 말해서 "나는 이 맛이야" 하는 뇌에 각인되어 기억할 만한 특징이 없다.
발베니는 12 더블우드뿐만 아니라 15 마데이라에서조차 감흥을 못 받았으니 발베니 자체가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오늘 따라 맥캘란 특유의 정향 같은 화사한 향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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